( English ver. Preparing a startup )
후회
오랜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스타트업 1년 반 이상을 보내고 있다.
나의 경험, 재능, 천성을 깨닫는 것만 해도 오래 걸렸다. 아직도 자기 객관화가 잘 안되서 힘들다. 아마도 가장 힘들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대 - 즉, 블럭체인, AI 시대 - 에 맞는 기술을 쓰면서 유저가 필요로 하는 사업 아이템을 찾아보고 있다.
지금까지 지나간 아이템 후보만 수십개일 것이다.
다 해 보고 결과를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그 중에서 몇개는 구현도 해보고 느껴도 보았고, 기획만 해 본 것도 있고, 아이디어 단계에서 이야기 나눠보다가 접은 것도 있고, 개발을 진행하다가 감당이 안되서 중단한 것도 있고, 팀이 깨진 경우도 있고, 나랑 안 맞는 것도 있고... 이유가 제각각이고 포기하게 된다.
시간을 앞으로 되돌린다면 선택을 더 현명하게 효율적으로 썼을텐데라는 후회가 든다.
안타깝게도 경험없는 창업자에게 이런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다.
코파운더가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서, 잘 될지 모르는 코파운더와 협업하는데 시간을 꽤 썼다.
나 자신이 불안한데 다른 사람과 협업이 잘 될리가 없었다.
그 지문을 빌어 지난 시간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낸 그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한가지만 한다면?
시간을 되돌린다면 한가지만 말해주고 싶다.
많이 생각하지 말고, 느낌이 강한 아이템을 잡고, 일단 기획서를 쓰고, 사업계획을 세워보라고.
그리고, 투자를 위해서 뛰어보라고.
난 그러지 못했고, 이리저리 살피고 공부하며 신중을 떠느라 좋은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살아남은 아이템들이 있는데, 그래서 더 소중하다.
지금의 아이템들을 간단하게라고 더 구체화한 기획서를 써 보고, 사업 구상도 해 보면, 선택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거다.
안타깝게도 그 기획서와 사업계획은 불완전할 것이고, 섹시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남의 돈을 벌어주는 것이고, 빚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아이템이라면 투자를 받을 이유가 없고, 나쁜 아이템이라면 속이는 셈 아닌가?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고 생각한다.
돈보다는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 자신을 위해서, 시장의 니즈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좋은 투자자를 알아보고 나에게 맞는 투자자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꾸준함
그럼에도 하나를 잡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하고 싶고, 내가 보는 비젼 안에 있는 아이템이라는 것일 것이다.
내 안의 니즈가 아닌 시장에서 정말로 필요한 아이템(문제)을 찾았다면 그런 것도 따지지 않겠지만, 그런 시장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적어도 나의 보잘 것 없는 시야에서는 그렇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 아니었다.
꾸준함을 위해서 필요한 것
충분한 수입이 부족하다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벌이부터 준비하자. 그러면, 가장 현실적인 것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사업 비젼 안에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고 있고, 반드시 해내고 싶다. 그렇지 못한다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사업은 외로움과 두려움과의 멘탈 싸움이다.
멘탈을 튼튼히 할 것들을 먼저 챙기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 다음에 치열한 시장에 진입할 체력과 공격력,방어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스타트업을 왜 하냐고?
그 질문이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이다!
나는 그 전처럼 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을 했고, 내가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명감처럼 그 생각이 찾아왔고, 떨치기 힘들다.
요즘은 건강한 루틴을 더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타트업 준비 과정은 굉장히 힘들다. 직장인으로서 엄청 치열하게 일해 봤지만,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힘듬이 있다.
직장은 나를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시스템 - 그것이 느슨할지언정 -에 의해서 굴러가게 되어 있지만, 스타트업 준비 과정에서는 오롯이 혼자서 해야 하고 스스로 격려하며 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해야 할 체크리스트는
1. 건강한 루틴을 만든다. 일단위,주단위,월단위로 해야 할 가벼운 약속부터 하고, 스스로 비평한다.
2. 멘탈을 약하게 만들 것들을 클리어한다. 고정적인 수입 또는 지출 해야 할 충분한 자산.
3. 사업을 왜 하고 싶은지?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뭔지? 그 안에서 할 사업 아이템은 뭔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빠르게 찾는다. 아이템은 바꿔도 된다, 다만 사업 분야와 비젼은 왠만하면 바꾸지 말고,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나에게 맞는 투자자를 만나 투자를 받고, 팀을 만들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려는 시도를 한다.
안녕하세요 원동님! 잘 지내시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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