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나를 괴롭힌 '권태로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또 해야해?
나는 오랫동안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고, 그 결과 번아웃으로 2년간 고생했다.
발버둥 쳐봤지만 잘 안되었다.
그러나 진짜 이제는 회복해야한다.
회복하려고 더 더 더 발버둥치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원인을 규명해야 제대로 치유가 될 거라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가지 원인들로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이것저것 다 해 봤어!! 또 해야해?' 라는 '권태로움'이 나를 괴롭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진이 두렵고, 재미없고, 의미없고, 가치없고, 부질없고, ... 그런 감정들이 나의 뒤통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부디 나처럼 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되었다면, 내가 어떻게 진단하고, 극복하는지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마음의 치유
마음을 치유 한다는 방법들도 시도 해 봤지만, 잘 통하지 않았다.
치유를 위해서,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가 되고 싶었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처럼 묵묵히 살고 싶었고, 나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소시민적으로 겸손하게 살고 싶다.
그 마음으로 살려고 하지만, 논리가 되야 통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100%로 통하는 방법은 아니다.
나는 진취적이고 열정을 좇던 사람이었고, 진취적이지 않으면 에너지가 안 생기는 사람라는 것을 알 수 밖에 없었다.
30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갑자기 어떻게 사람이 변하겠나?!
그래도 남은 인생 더 성숙한 사람으로 천천히 변해가겠지.
작은 좋은 습관들을 쌓아가는 것은 좋은 방향이다. 남은 인생이라도 그렇게 잘 살아야 한다. ㅎㅎ
과거를 톺아보자
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다시 더듬어 보자.
나는
1. 많이 일했다.
- 게임에 대해서 뜻을 세우고, 30년이상을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주로 기술 지원과 개발을 했다.
- 18년을 동료들을 믿고 큰 회사의 CTO 로서 일했다. 기술과 엔지니어들에 대한 인사이트와 경험이 있다.
- 게임, 커머스, 모바일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규모 있는 것들을 만들고 출시 해 봤다. 그 중에서 큰 성공 한 것도 있고, 실패 한 것들도 많다. 왠만한 것들은 다 해 본 느낌이다.
- 비젼과 목표를 끊임없이 쫓고, 1세대 게임 개발자로서의 사명감, 선배로서의 책임의 중압감에 시달렸다.
2. 모든 것에 1순위로 업무를 생각하며 살았다.
- 2순위 이하에는 에너지를 거의 안 썼다.
3. 건강한 취미 활동을 잘 하지 못했다.
4. 좋은 규칙적인 습관을 적립하지 못했다. 운동, 독서, 토론과 같은...
5. 주말을 잘 지내지 못했다. 평일에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주말엔 누워있었다.
그 결과 번아웃이 왔었던 것이다.
완벽하게 행복한 은퇴를 위해서 일했었다.
그치만 이제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줄이고, 지금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역전된 직무 - 기술 >>> 게임
사람들을 만나보면, 사람들이 나한테 기대하는 키워드는 '게임과 관련된 기술'이다.
'기술' >>> '게임' 이다.
그런데, 나는 더 이상 그걸 하기가 싫었다.
애초에 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 기술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는 젊고 더 재능있는 사람들이 해야 하고, 나는 조그만 통찰력을 가졌을 뿐이다.
예전처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날카로운 예리함과 빠른 실행력을 잃어버렸다.
그렇지만, 그 통찰력에 대한 근거없는 자부심이 있다.
여러가지 분야들을 둘러봤지만, 그럼에도, 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벗어날수가 없다.
벗어나더라도 잠깐의 '외도'일뿐이다.
평생 나는 나의 마음을 뛰게 하는 일을 해오면서 살아왔는데, 그렇지 않는 것을 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는 것을 하려고 하면 도파민 분비가 안된다.
그렇게 열정적이던 내가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게임이 아니어도 상관없는데, 여전히 마음 설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일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설레는 일
돈버는 일을 찾고 있었고, 기술적으로, 사업적으로 설레는 일을 찾고 있었다.
분야적으로는 블럭체인과 관련된 '온체인 게이밍'에 대해서 고민했었고, 그 이후에는 'AI aided Service' , 'AI First Game'에 대해서였다.
기술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언어로만 구현된 프로젝트를 하는 일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rust + erlang(elixir) + golang 로 된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일 것 같다.
유지보수가 잘 될 수 있고, 낭비없이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엔지니어의 마음 아닌가?!
사업적으로는 스타트업으로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신박한 사업 아이템을 찾고 싶었다.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이랑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 뜻과 거리가 있으면 함께 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을 뿐이다.
고독
정말 정말 정말 고독하다.
나를 담아줄 누군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누구가를 따를 수도 없다.
나는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그걸 증명해 왔던 사람인데, 이제는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다시 증명해야만 한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데에도 도움이 되고, 내 자취를 남기는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나는 이러저러한 것들을 사랑하면서 살고 있어!! 라고 말하며 살려고 한다.
승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티고 싶다.
포기하지 않을 방법을 찾으면서 가고 싶다.
뭔가를 이룰려면 '리스크'를 피할 수는 없다!?
직면하고 해내야 하고, '승부'지점에서 만나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습관들을 적립하면서,
여전히 승부지점을 향하여 도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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